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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독서

26살 재희가 6살이 되는 마법.

by 허재희 2021. 5.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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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카페에서 지루해져 집에 가려 주섬주섬 짐을 챙기는데, 그림방의 큐레이션 되어있는 책장을 보았다.

더우면 벗으면 되지 동화책이 눈에 띄었다.

감각대로 살고 싶은 일요일.
내 마음을 그려놓은 것같아 선 채로 다 읽어버렸다.

하고 싶은게 생겼다면 하면 되지.
라는 이야기였다.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면
휙휙 건너뛰고 아는 부분만 읽으면 되지. '

'어른의 삶에 지쳤다면
땅에서 발뒤꿈치를 떼면 되지. '

챙기던 짐을 내려놓고
발뒤꿈치를 까딱까딱 들어보는데,
괜히 즐거워졌다.

작가의 발상에 신선함을 느껴 더 읽고 싶었다.

'요시타케 신스케'



춘천에 다녀온 '첫서재'라는 북카페가 2시간 동안 공간을 대여하는 곳이라서 2시간이 끝나갈 무렵. 음료를 하나 더 시키고 자리에 앉았다

기왕 빠져버린 동화책의 매력에 흠뻑 젖어버리고 싶었다.

작가가 쓰고 그린 순서대로 읽기 시작했다.

1. 이게 정말 사과일까?

만약 내 아이가 이 질문을 한다면,
"당연히 사과이지. 그럼 뭐야?" 라고 퉁명스럽게 답했을 것같은데.

작가는.. 대단하다..
대단하다는 표현 말고 다른 좋은 표현이 있을까?
신박하다. 신기하다. 새롭다. 신선하다.

사과에게도 감정이 있어서
칭찬받으면 반짝 반짝해지고
무서우면 쭈글쭈글 해지고
분하면 딱딱해질지도 모른대.

읽는 내내 웃음이 났다.
이 생각을 하는 동화속 아이도 귀엽고,
작가의 생각이 좋아서
함박웃음을 지으며 책을 읽었다.



사과에 머리카락이나 모자를 씌워보면 어떻냐는 생각에 회사원 머리는 왜 이거야 ㅋㅋㅋㅋ

다음은 2. 이유가 있어요!


코를 후비는 버릇이 있는 이유는
주변 사람을 즐겁게 해주는 신바람 빔이 있어 콧 속의 스위치를 누르는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어른들도 그런 '자기도 모르게 그만' 해버리는 이유가 있냐고 물어보는데..


나는.

의자에 앉으면 신발을 벗고 양반다리를 하는 버릇이 있다.

이유는 다리만 혼자 의자 아래에 두면 발가락들이 외로워할까봐.

만약 발냄새가 나면 내 코를 가장 먼저 찔러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기 전에 얼른 집에 가서 씻을 수 있게 하려고.

오늘 새로운 양말을 신었는데 신발 안에 넣어두면 보여주지 못하니까 자랑하고 싶어서 이다.

이유가 있으니까 해도 되겠지??

3. 뭐든 될 수 있어. 를 읽을 때에는 나리의 모습을 보면서 집에서 하고 싶은 것은 하고야 마는 내 모습이 그려졌다.


오늘은 집에 가서 주전자 흉내를 내고, 빨래집게 흉내를 내야지.

4. 오줌이 찔끔. 은 나와 같은 고민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찾아다니는 아이의 모습이 마치 나 같았어.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을 보면 즐거워하고
다른 사람들의 사소한 곤란함을 보면서 나도 그럴때 있다며 공감하는 재희.

모든 주인공과 등장인물이 나처럼 느껴져서 대입하게 되는 걸까?

26살이 6살이 되게 하는 마법.

동화책의 매력에 푹 빠진 5월 일요일 오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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