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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

처음으로 드린 카네이션.

by 허재희 2016.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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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살. 처음으로 부모님께 어버이날에 카네이션을 드렸다.

 

작년까지는 '우리 가족은 특별(?)하니까 엄마 아빠가 이런 꽃을 주는 것에 딱히 관심을 가지지 않을거야~ 뭐 딱히 필요한가? 항상 사랑하고 존경한다는 마음이 중요한 거지.' 라고 생각했다.

 

어버이날이 되어도 쑥스러워서 못드리고 안드리는 것이 20년.. 동안 습관이 되다보니 어버이날은 그냥 눈치만 살피다가 "어버이날 축하드려요~ 감사합니다." 라고 말로만 떼우는 날이 되었다. 그러면서도 마음한 켠에는 막내동생 동현이가 학교에서 만들어온 카네이션으로 그런 우리의 마음이 충분히 전달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위로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연애도 하고 친구도 사귀었다. 남자친구나 친구에게 항상 표현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고마울 땐 고맙다. 좋을 때는 좋다. 라고 표현하는 것이 나의 습관이 되었다. 말 뿐만이 아니라 작은 초콜렛 하나 건네면서 생각해서 챙겨왔다는 '정성' 을 표현하는 것이 그 사람의 마음에 내 감정이 전달된다고 배우게 되었다.

 

그리고 5월 8일 어버이날.

 

전날 나는 친구와 약속이 있어서 댓거리에 나갔었다. 친구 한명이 늦게온다고 해서 우리는 친구를 데리러 버스 정류장에 가는 길에 꽃집 앞에 멈춰섰다.

 

친구가 어버이날이나 작은 사소한 것을 잘 챙기는 친구라서 그런지 나는 옆에서 발자국을 맞추기 위해서 서있었다.

꽃을 받을 줄만 알았지 주는 것을 몰랐던 허재희가 꽃집 앞에 서있는 것은 솔직히 내가 생각해도 좀 어색했다.

 

친구가 부모님께 드린다고 꽃바구니 같은 것을 들면서

"나는 이거 살래! 넌 뭐살꺼야?"

라고 물었다.

 

"응?"

 

순간 응? 나도 사야하구나. 라는 생각이 지나갔다.

 

사려고 생각은 했는데 솔직히 이런 스케일은 아니었다. 생각했던 스케일보다 훨씬 커진 느낌이어서 당황?하기도 했지만 몇 초지나서 이런 생각을 했던 행동에 반성을 했다.

 

큰 맘? 먹고 나는 그 중에 제일 예쁜 것을 샀다.

 

어버이날 전날 밤, 편지를 써서 엄마 화장대 위에 올려두고 잠이 들었다.

아침에 카네이션을 발견하고 기분이 좋을 엄마와 아빠를 생각하면서~

 

아침에 일어나서 엄마아빠께 달려가서 안아드리면서 뽀뽀를 해드렸다.

"엄마아빠 어버이날 감사합니다~"

가장 큰 소리로 우렁차게^^ 눈치도 안보고 이야기 해서인지 큰소리로 감사드렸다.

 

아빠는 좋으셨던지 사진까지 찍으셔서 카톡배경화면으로 지정해놓으셨다.

 

예전에 친구가 해줬던 말이 기억났다. 친구가 첫 알바를 해서 받은 알바비에서 벌고 부모님께 용돈을 드렸을 때 부모님꼐서는 그 돈을 쓰지도 않으시고 책 속에 끼워놓으셨다고 ~ 정말정말~ 좋아하시면서^^

 

지금까지 이렇게 표현하는 방법을 몰라서 표현 못 해드리점. 이제는 나이에 걸맞게 표현 하는 방법도 성숙해져야 한다는 말에 공감하면서 이런 표현하는 방법을 알려준 친구에게 고맙고 오랜만에 허재희 스스로가 기특하다고 생각되었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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