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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2013~19)/가족

아빠 모교에요~^^

by 허재희 2012. 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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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절 받으세요~ ㅋㅋ

설이라서~ 우리가족은 할아버지 댁에 갔습니다.  아침 일찍 가서 엄마 일을 조금 도와드리다가~ 우리는 심심해졌습니다. 그래서 미리 집에서 검색해서 적어온 설특선영화를 보기도 하고 반쯤 누워 리모컨을 손에 쥐고 채널을 돌려가며 재미있는 것을 찾아 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심심하고도 재미없이 앉아 있는데, 사촌언니들이 껌을 사러가기 위해서 슈퍼를 찾으러 간다며 같이 가자고 했습니다. 저는 감기에 걸려서 찬공기를 많이 마시면 안 되지만 심심함을 견디기 위해 따라나갔습니다.

할아버지 댁이 시내에 있는 게 아니어서 할아버지 댁에서 슈퍼를 찾기란 어려웠습니다. 우리는 나름대로의 추리력을 발휘해서 마암초등학교 앞에 슈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초등학교를 향해 하염없이 걸었습니다.

명절이 되면 언니들이 항상~ 논길을 따라 걷는 것을 많이 보았었는데, 저는 재미없을 것 같아서 항상 따라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걷는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언니들과 여러가지 이야기도 하고 작은 언니는 달리기를 한다며~ 시계초를 세고 맞바람을 맞으며 달리기도 했습니다. ㅋㅋㅋ 그러면서 달리기 실력이 많이 줄었다며 아쉬워하기도 했습니다.

가던 길에 똥냄새도 맡고 소도 보았습니다. 닭도 보며서 치킨이야기도 했습니다.ㅋㅋ

몇 번 아빠차를 타고 가보았던 초등학교를 대충 방향 감각으로만 걸으면서 우리의 마인드는 오로지 하나였습니다.

"길은 있다."

ㅋㅋ 당연히 길은 있지.. 우리는 강이 있어서 다리를 찾지 못해 삐잉~ 둘러가기도 했고 끊어진 길을 바라보며 돌아가자... 라고 마음을 먹기도 했습니다.ㅋㅋ

아빠가 이렇게 학교에 갔었구나. 이게 아빠의 등굣길 이구나.생각을 하면서 걸으니 우리는 참~ 편하게 산다.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버스도 있고, 자가용으로 태워주시기도 하고...

그렇게 아빠 초등학교에 도착했습니다. 앞에도 언급했지만 "마암초등학교" 우리는 슈퍼를 찾는다는 우리의 본래의 목적을 망각한 채 학교 운동장으로 들어갔습니다. 작은 학교에 작은 운동장. 정말 예뻤습니다.

우리는 문득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문을 여는데, 열렸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조심스럽게 들어갔습니다. 큰 언니가 신발을 벗으면서 우리 구경해보자~ 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선두를 섰습니다.

그 때!! 학교를 지키는 분 인 것 같은 분께서 "어떻게 오셨습니까?" 라고 물으셨습니다. 우리는 학교 구경을 하고 싶다고 아빠의 모교가 이 학교라고 했습니다. 그러니 그 분은 구경을 해도 된다고 하셨습니다. ㅎㅎ

 


우리는 그렇게 구경을 할 수 있는 자격(?!)을 얻어 구경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1층과 2층을 구경했습니다. 1층 부터 돌아다니는데~ 저학년 교실이라서 그런지 교실이 아주 예뻤습니다. 책상크기도 작아서 예뻤습니다.

우리가 중고등학생이어서 이렇게 교실을 예쁘게 꾸미지 않아서 그런지 초등학교가 너무 예쁘게 느껴졌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우리도 다~ 그렇게 했었던 것 같은데~^^ㅎㅎ

 

 


우리는 예쁘게~ 사진도 찍고 복도를 찍기도 했습니다. 교실 내부도 유리창사이로 찍었습니다.^^

복도에 보면~ 박물관 처럼 신라시대에 썼던 토기 같은 것도 있었고, 고려시대, 조선시대까지, 정말 박물관이 따로 없다. 생각할 정도로 시대를 거슬러 가는 듯한 느낌의 여러가지 유물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학교가 오래되다보니 학교에 이런 것도 남아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학교를 나오면서 우리에게 학교를 구경할 수 있도록 허락 해주신 분꼐 감사합니다. 라고 인사를 드렸습니다. ^^

딸의 입장에서 본 아빠의 학교! 그냥 느낌 모를 묘한 감정. 아빠의 등굣길을 걷고 있다는 생각의 느낌 처럼, 아빠가 말씀해주시던, 이야기 속의 추억을 거스르는 느낌! 아빠께 여쭤보니 아빠가 어렸을 때는 50명 씩 해서 한 반으로 해서 두반이 있었다고 하셨습니다. 50명이 한반이라..

아빠가 우리에게 초등학교 이야기를 해주셨던 것이..

하교하다가 친구들이랑 강에서 수영하고 놀던 기억, 하루는 너무 아파서 열이 나서 그 긴 길을 걸어오기가 힘이 들어 짚속에서 깜박 졸았던 이야기를 해주셨던 것이 기억에 났는데, 아.. 아빠가 이렇게 가다가 친구들과 이 강에서 놀았겠구나.. 라는 생각도 하고, 이렇게 긴~ 거리를 아빠가 걸어다니는게 얼마나 힘드셨을까? 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우리는 운동장으로 나와 땅따먹기를 했습니다. 중학교에서는 운동장에서 거의 놀지 않아서 땅따먹기를 해본 기억이 거의 없는데, 갑자기 하려니 규칙과 룰마저 잊어버린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같이 하다보니~ 할 수 있었습니다.

크기를 너무 크게 해서 다리가 아팠다능...

정말~ 오래간만에 해서 그런지 예전 실력이 다~ 날아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언니들 사이에서 꼴지가 되었습니다. 하다가 몸개그도 많이 하고, 넘어지기도 하고..ㅋㅋ

몸이 거의 녹초상태가 되었을 때 우리는 집에 가야한다. 라는 생각을 하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다리도 아프고, 몸도 쑤시고..ㅋㅋ

우리는 터덜터덜.. 걸었습니다. 아무리 걸어도 강이 길을 막고 있어서 우리는 다리를 찾는데에도 애를 썼습니다. 그래도 시골이라서 도시처럼 빌딩숲이 아니라서~ 사람들의 움직임을 보고 대충 저쯤~에 다리가 있겠구나. 라고 감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우리는 결국 슈퍼를 찾는 것은 포기하고 할머니 집을 찾아돌아왔습니다.

오자마자, 저는 약을 먹고 골아떨어진 기억이 나네요.

아빠의 모교. 솔직히 딸이 보면서 어떤 기억이 있겠나? 싶지만, 아빠가 이랬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운동장도 기웃거려보고 학교도 들어가보니 내가 아빠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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