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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독서

하루하루가 이별의 날 결혼의 기준 아이에게 이별 가르치기

by 허재희 2022.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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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는 책 한권을 읽어야지. 앉은채로 후딱 읽을 수 있는 짧은 책을 고르다보니 선택한 책. 하루하루를 이별한다고? 어떻게 매일을 이별하며 살 수 있지? 호기심과 함께 작가를 살펴보니 '오베라는 남자'를 쓴 프레드릭 배크만이었다. 읽어보진 않았지만 책을 잘 모르는 나도 알 정도의 책 제목이니 유명한 사람이겠거니.. 하면서 꺼내 읽었다.

 

기억과 놓음에 대한 이야기로, 한 남자와 그의 손자, 한 아버지와 아들이 주고받는 느린 작별인사를 엮어놓은 책이었다. 작별인사 속에 하고 싶은 말을 꾹 꾹 눌러담아 손자(노아)에게 작별 인사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할아버지의 머릿속에 들어가서 할머니와의 이별을 통해 느낀 감정을 노아에게 찬찬히 알려주고 앞으로의 다짐도 잊지 않는다.

 

작별 인사 속에서 나는 두 가지 즐거움과 행복함에 책을 끝까지 읽었다.

 

첫번째는 노아가 정말 똑똑하다는 것이다. 

 

학교에서 선생님이 어른이 되어서 뭐가 되고 싶은지 쓰라고 하는 질문에, 노아는 "먼저 어린아이로 사는데 집중하고 싶다"고 썼다. 지금 현재에 집중하는 삶. 쉽지 않지만 어렵지도 않은 생각. 내가 진짜 하고 싶고 하려고 노력하는 삶.

 

오늘 데일카네기 자기관리론에서 어제와 내일을 단절하고 오늘에 집중하라는 구절을 읽고 감명 받았는데, 아이인 노아가 그렇게 말하니. 노아가 어른보다 낫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번째는 할아버지가 할머니를 정말 많이 사랑했다는 것이다.

 

결혼을 하기 위해서는 서로 잘 맞아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요즘은 안맞아도 다른 점이 많아도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로를 신기하게 생각한다는 것. 그리고 안맞는 점도 서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 그것이 결혼을 해서 같이 살아갈 수 있고 없고를 나누는 기준이라고 생각한다.

 

여기 할아버지도 똑같았다. 숫자와 수학을 좋아하는 할아버지, 글자를 좋아하고 좋아하는 할머니.

부부싸움의 시작은 우주. 였다. 서로 정말 안맞지만, 평생 확률을 계산하던 할아버지가 그녀처럼 확률적으로 희귀한 사람은 본 적이 없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아버지의 발이 할머니만을 향해 있다고 표현하면서 반세기를 사랑했던 부부.

 

최근에 남자친구한테 울먹거리며 "여보는 나랑 너무 안맞는 것같아." 라고 했던 때. 남자친구는 "당연히 안맞지!!! 우리가 30년을 따로 각자의 우주에서 살았는데, 맞는게 이상한 거 아니야? 너는 제2의 허재희와 결혼하기를 원하는 거야??" 라고 이야기했다. 오우.. 그건 소름 끼친다. 

 

잊을 수 없는 페이지도 있었다. 놓음이라는 표현을 머릿속의 생각이 바람에 날려가고 있다는 것. 재밋는 표현이면서도.. 슬픈 표현..

 

38주차. 책 한 권 뚝딱했다. 뚝!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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