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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그대를 사랑 합니다.

by 허재희 2011.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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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눈을 뜨고~ 엄마가 3월 30일까지 쓸수 있는 티켓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티켓을 들고 영화관에 갔습니다. 조조로 보기에는 아까웠지만 조조로 보아야 다른 약속과 시간이 잘 맞물릴것 같아서, 조조영화를 보기로 했습니다.

동생이 발에 반깁스를 해서 아빠가 차로 태워주셨습니다. 물론 올 때도 아빠가 차를 태워주셔야 했습니다.

"아빠~기름값도 아까운데, 그냥 조조니까 5000원으로 영화봐요~"

아빠와 영화를 함께 본 것은 기억이 나지 않을정도로 까마득합니다. 제가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에 아빠가 아는 영화관에 가서 자주 보러 갔는데, 항상 동생과 저는 잤다는..ㅎㅎ 기억 밖에 나지 않습니다.

제가 넌지시 한번 물어보니, 아빠는 감기때문에 기침을 하면 밀폐된 공간에서는 다른 사람에게 피해주는 것이다. 라며 안 가시려고 하셨습니다.

저는 윤경이를 부축하고 아빠께 인사를 드리고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티켓팅을 하고, 자리에 앉으니, 전화가 오더군요~
"재희야~아빠 티켓끊어둬라~같이 보자"

저는 거의 날다 싶이 내려가서 티켓을 끊었습니다. 마산 cgv는 티켓을 끊을 때 티켓박스를 이용하기 때문에, 빠르고 쉽게 티켓을 끊을수 있었습니다. 아빠가 들어오시고 F열 5번 6번 7번에 나란히 우리 부녀가 앉았습니다. 이게 얼마만 인가라는 생각에 저는 괜스래 무척 들떴습니다. 물론 기분도 좋았습니다.

영화가 시작했습니다.

영화를 보러 오기 전에 저는 컴퓨터로 대충 검색을 하고 왔습니다. 4명을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로맨스를 그린 영화입니다. 평점도 9점 얼마여서 나름 기대를 했고, 눈물도 무척이나 많이 흘렸습니다.

무엇이 그렇게 슬픈지 모르겠는데, 혼자서 휴지를 계속 뽑아쓰면서 눈물 닦고, 흑흑~콧물 닦고~
포스터
인상깊었던 모습은 군봉(송재호 분)이 깜빡잊고 문을 안 잠그고 가자, 치매 환자인 순이(김수미 분)가 나와서 인사 하고 놀이터로 놀러가고 하자, 군봉이 순이가 사라 진것을 알고 여기저기 헉헉 거리면서 찾으러 갔다가, 만석(이순재 분)이와 함께 있는것을 이뿐(윤소정 분)이가 발견하고, 군봉이가 순이를 업고서 걸어가는 뒷모습. 감사하다는 말을 연발하는 모습을 보며 이뿐이가 나도 저렇게 늘고 싶었는데..라고 말합니다.

치매에 걸렸지만 그러한 모습까지 이뻐하고 사랑하는 군봉의 모습을 보자,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우리 할머니도 몸이 많이 편찮으셔서 한동안 병원 신세를 지시다가 이제 할아버지와 집에 가서 계시는데, 할아버지가 군봉의 진짜 반 만이라도 닮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제가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사정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그냥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갑자기 눈물을 많이 흘렸습니다.

외할머니, 외할아버지는 우리와 같은 동네에 살다보니, 자주 우리 집에 오시고, 저희도 놀러 갑니다. 이야기도 자주 하다보니, 가끔씩 할머니 할아버지는 영감죽고 나면 혼자 어떻게 살겠노?라고 말씀하시곤 하십니다. 그 이야기를 들을때는 그것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이 영화를 보고 나니, 진짜 늙고 나면 서로 의지할수 있는 것은 부부 서로 밖에 없다는 것을 새삼 생각하게 됩니다. 마지막 쯤에 순이가 죽는다는 말을 들었을때, 순이와 군봉은 함께 손을 잡고 마지막여행을 떠납니다.

주된 커플을 만석과 이뿐이었지만, 저는 그냥 군봉과 순이에게 마음이 좀더 가게 됩니다.

이제는 할아버지께 전화를 좀더 자주 드려야 겠습니다. 영화중에 군봉이가 하는말이 "그렇게 우리 부부는 말로만 자주 찾아뵈는 사람이 되었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저는 할아버지, 할머니, 외할아버지와 띠동갑이라 가끔은 진짜 친구처럼 지낼때도 있습니다. 그리고 외할머니께서 우리를 키워주셔서 어렷을 적부터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이 영화를 통해 이 글을 통해 할아버지, 할머니,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건강하게 오래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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