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별난 첫째

며칠 전 당황스러운 일이 있었다.

 

헌혈을 하고 나오는 길에 피가 터진 것이다. 곧장 헌혈차로 달려가 조치를 받고 지혈이 부족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멀쩡한 팔에서 피가 콸콸 쏟아져 나오면서, 빨간 피가 방울 방울 뚝 뚝 떨어지니 매우 당황스럽고 무서웠다. 순간 헌혈에 대한 안 좋은 이야기가 머리속에 스쳐지나갔고, 착한 일 하려고 했다니 괜히 안좋아지는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에 무서웠다. 상처 부위를 통해서 오염이 되지는 않았을까.. 라는 걱정에서 부터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헌혈차에서, 간호사분께서는 다시 지혈을 해주셨고 소독을 한 후 10분 정도 누워서 쉴 수 있게 해주셨다. 헌혈차의 담당자분께서는 시간이 다 되었지 않았냐고, 시간 체크하는 부분에서 착오가 생긴 것같다고 이야기를 해주셨다.

 

여름에는 지혈이 잘 안되기도 하고, 이런 일이 종종 일어난다고 말씀해주시긴 했지만, 이런 점에 대해서는 좀 더 자세한 설명을 해주셨으면 어떠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헌혈'이라는 검색어를 치면 '헌혈 부작용'이라는 말이 관련 검색어로 뜬다. 이는 신체적인 것보다는 헌혈에 대한 심리적인 부담감 때문이라고 한다. 처음하는 사람에게서 나타나기도 하지만, 과거력이 있는 사람에게서도 나타난다고 하는데, 이번 경험이 나에게 트라우마로 남지는 않을까 걱정된다. 

 

그 당시를 떠올리면 뚜벅뚜벅 헌혈차로 다시 걸어가서 "이렇게 되었어요." 라고 이야기하고, 하라는 대로 지혈을 하고 누워있고, 포카리스웨트를 한 잔 마시고 잘 나왔네.. 라는 생각이 드는데..

 

침착하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갑자기 반창고가 빨갛게 되면서 피범벅이 되고 뚝뚝 떨어지던 피의 모습. 그렇게 떨어져서 벽돌에 물들어버린 나의 핏방울.

 

착한 마음으로 헌혈기부권도 주고 왔는데.. 앞으로 헌혈을 하러 얼마나 가게 될지 걱정이다. 지금까지 나름 즐기면서 착한 일을 한다는 기분에 행복했었는데.. 핏방울을 지우면서 쭈글 쭈글 해진 내 옷을 보니 화가 나기도 하고, 착한 일 하고 와서 괜히 화내는 것은 나쁜 것같아.. 라는 생각이 들면서.. 괜히 심란하다.

 

두 달 뒤에 또 헌혈을 해도 된다는 문자가 왔을때, 헌혈을 하러가게 된다면 이번 경험은 나에게 트라우마가 안된 것이겠지...

 

앞으로 이런 경험을 하게 되는 사람이 생긴다면.. 물론 처음에 지혈을 잘해서 없었으면 좋겠지만.. 혹시나 있다면, 헌혈을 하시는 간호사나 담당자께서는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해주시고 잘 대응을 해주셨으면 좋겠다.

 

헌혈하는 곳에서는 이런 일이 많이 있어서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으시겠지만, 본인 입장에서는 매우 무섭고ㅠ 트라우마가 될 수 도 있으니 말이다.

Posted by 허재희 Trackback 0 Comment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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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새벽일꾼 2018.06.12 05:11 신고

    수고하셨습니다.
    다음에는 안전하게 헌혈 잘 마치실 수 있을 겁니다.
    헌혈 후에는 항상 일정시간(보통 베드에서 7분, 휴게실에서 10분) 휴식을 취하게 하고 있지만,
    지혈에는 다소 개인차가 있기도 하니까,
    그 이상으로 더 쉬고 나오세요~